[ ‘컬러인문학 2회기’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수업 시작 전 미리 수업셋팅을 위해 사전 합의 된 카페를 방문했습니다.

문이 닫혀 있고, 담당자분이 전화를 받지 않아 급하게 장소를 변경하여 신관 라지볼실에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급하게 변경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잘 따라와 주신 어르신들에게 감사한 순간이었습니다.

이미 카페 앞에서 기다리고 계신 어르신들이 많았는데 사정을 말씀드리니

 “어휴 그래?” “다시 준비하느라 힘들었겠구먼” 하며 이해해주십니다.

 

오늘의 컬러는 무엇인가요?


오늘은 나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아직 타인이 보는 나 동그라미 칸이 빈 공란으로 남았습니다.

 

화요일 수업을 진행하고 한글날 공휴일 휴무 후 만난 날입니다.

고작 하루만 지나고 다시 컬러를 정했을 뿐인데 이틀 전과는 다른 컬러가 눈에 들어옵니다.

 

어르신들에게 왜 그런 컬러를 고르라고 하셨는지 함께 이야기해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주황색을 그렇게 좋아하는구만?”

“빨강색이야?”

“아냐 이거 벽돌색이야 벽돌색”

“왜 벽돌색이 좋아?”

“이 벽돌색이 내가 아주 잘어울려 그래서 좋아해”

    

 

 


“초록색이네 왜 초록색을 좋아해?”

“내가 원래 초록색을 별로 안좋아했어요.

근대 요즘엔 옷이 초록색이 많아. (초록색 아우터를 입고 계셨음)

며느리가 초록색을 선물을 해줬는데 처음에는 너무 튀는 색 아닌가 싶었는데 이제는 당당하게 입고 다녀요.

그러면서 인상이 밝아보인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좋아해요”

 

본격적으로 컬러로 자기소개 해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나는 000 컬러에요. 나는 어떤 컬러일까?

 

“나는 파랑이에요.”

- 파랑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느낌이 있는데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서요”

 

"나는 하늘이에요"

- 나는 내 마음을 표현하는 걸 어려워 하고, 그런데 내 진짜 마음은 그게 아닌데 오해받는 일도 많고, 그런 소심한 마음이 하늘색 같아요


 

 


우리가 혈액형별로 성격의 유형을 이야기하듯이

컬러별로도 다양한 성격의 유형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니 어르신들이 더더욱 흥미를 갖는 것 같습니다.

 

강사님이 수업을 진행하면서 도중도중 이야기하시는데 마치 치료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해주십니다.

 

“아니 설명을 들으면 이 색깔도 나 같고, 저 색깔도 나같어”

“아 얼마나 강하나 약하나지 다 포함되어 있구만. 어느 하나 이야기하기가 힘들어”

 

단순히 강의만 듣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과 이야기하고 질문을 받으며 소통하는 수업으로

자연스럽게 진행되다 보니 맨 마지막에 항상 색을 칠하며 색과 친해져보는 시간이 다소 느려졌습니다.

 

어르신들이 치유되는 시간이라고 말씀하시는 그 시간은

어느 하나 빨리 끝내고 마무리하려는 사람없이 도안을 집에까지 가져가서 완성해오며 애정을 보여주는 시간입니다.

 

매직으로 선명하게 칠하고 싶은 어머님,

색연필을 섞어 쓰는 어르신, 싸인펜으로 정교하게 표현하고 싶은 어르신

다양한 어르신들이 모여 있으니 도구도 보다 풍성해집니다.

 

“색연필이 나를 표현하기에 너무 좁구만!!”

어르신들의 표현에 프로그램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집니다.

분위기가 좋아지니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범위가 넓어집니다.

 

색을 칠하면서

“어릴 때도 많이 못해봤는데 여기 와서 색도 칠해보고 치료받는 거 같구만”

 

전혀 색에 대한 정보 없이 진행했던 1회기에 비해 점점 색에 대한 감성을 더해가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공작새가 된 거 같애

이게 색깔이 어느 하나라고 말하기도 뭐해

이 색깔도 나 같고, 저 색도 정말 나 같거든.“

 

프로그램을 참여하며 느낀 감정을 공작새라는 동물에 비유하며 프로그램이

어르신에게 다가오는 느낌을 함축적으로 표현해주신 거 같아 어르신의 표현이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 진행해 본 컬러인문학 프로그램 의미가득 담아 참여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던 2회기였습니다.